글읽기31 시여 침을 뱉어라 - 김수영 나의 여자는 죽음 반 사랑 반이다. 나의 남자도 죽음 반 사랑 반이다. 죽음이 없으면 사랑이 없고 사랑이 없으면 죽음이 없다. 김수영의 산문집입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미도 있고 좀 어려운 부분도 있고 합니다만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네요. 일부분 옮겨봅니다. 별별 여자가 지나다닌다 화려한 여자가 나는 좋구나 내일 아침에는 부부가 되자 집은 산 너머가 좋지 않으냐 오는 밤마다 두 사람 같이 귀족처럼 이 거리 걸을 것이다 오오 거리는 모든 나의 설움이다 얼마 전만 해도 나의 시에 연애시가 없다고 지적하는 친구의 말에 무슨 죄라도 지은 것 같은, 시인으로서의 치욕감을 느끼고는 했지만 이제는 그런 콤플렉스나 초조감은 없다. 박용철의 "빛나는 자취" 같은 작품들이 보여 주는 힘의 세계.. 2023. 11. 22. 픽션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보르헤스의 을 사놓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정작 펼쳐보지는 못하고 있다가는 몇년만에 펼쳐봅니다. 아 이런... 나는 여태 책을 어떻게 읽어온 것인지.....얼마나 수준낮은 독자였는지.....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올해 프루스트에 이어 벌써 두 번째 인생책을 만나는구나 싶은.... 이건 무슨 천재들이 이렇게나 많은 것인지..... 굳이 필요없는 자괴감까지도 느껴보게 됩니다. 아직 첫 번째 단편 와 바빌로니아의 복권들 두편을 읽었습니다. 정말 택도 없이 얕은 독서수준으로 인한 약간의 과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단편은 단편소설이 아닌 지식백과사전의 일부 목차의 소개 정도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틀뢴이라는 혹성의 나라들은 본질적으로 관념적이고, 세계는 물질들의 집합.. 2023. 11. 22. 시는 언제나, 르네 샤르 - 이찬규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Avant de vous connaître, je me passais de la poésie. 위 문장은 알베르 카뮈가 르네 샤르에게 보낸 편지중 한구절입니다. 프랑스의 시인 르네 샤르의 삶과 시세계를 소개하는 책 "시는 언제나, 르네 샤르" 라는 책을 읽고... 있지는 않고 흝어보고 있습니다. 그림이나 사진 한 장 없지만 듬성듬성~~. 책 자체가 유려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도 아니지만 중간중간~~ 좋은 문장들을 소개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띄엄띄엄 넘겨보기 좋게 되어있네요. 지은이는 불어불문학 교수님이신데 죄송한 마음이 드는군요~ 프롤로그의 첫페이지로부터 "시는 언제나 누군가와 혼례하고 있으니." 라는 표현으로 시와 함께 우리는 '누군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2023. 11. 21. 첫 문장 못 쓰는 남자 - 베르나르 키리니 여기 첫 문장을 쓰지 못해 오래전부터 구상해왔던 책을 못쓰던 남자가 있다. 그는 모든 위대한 작가들의 첫 문장을 찾아보고 비교하고 고민해왔다. 도저히 첫 문장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두번째 문장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독자에게는 두번째 문장이 첫 문장이 될 것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서 두번째 문장도 비우기로 한다. 독자들은 예상할 수 있다. 첫 문장이 되어버릴 다음 문장들이 계속해서 비워질 것을. 그렇게해서 그는 첫 문장을 시작하지 못해 결국 아무 내용도 쓰지 못한 소설의 작가가 된다. 어찌저찌 해서 두번째 책부터는 정상적인 책을 낼 수가 있게 되고 마침내 유명작가가 된다. 세월이 지나고 이제 늙어버린 그는 쓰던 글이 마지막 책의 마지막 단어들이 될 것임을 알게 된다. 마지막.. 2023. 11. 21.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