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31 사랑의 단상 1 - 롤랑 바르트 이제 시작 시작이 정말 쉽지 않은 읽기입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새로운 사랑에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설령 사랑에 빠진다해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 보이는 글입니다. 사랑이란 것이 그런가 봅니다. 사랑의 단상을 천천히 읽어보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찾아보려합니다. 책의 구성 책의 구성은 figure - arguement - fragment 와 인용으로 구성되어 있는가봅니다. figure를 설명할 때 일종의 제스쳐, 안무와 같은 것으로 표현해주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arguement는 정의가 아니라 논지라는 말도 이해는 됩니다. fragment라고 하는 소설적인 텍스트로서, 파편으로서의 사랑의 단면과 사유의 전달이라는 구성까지는 그.. 2023. 12. 17. 악의 꽃 - 보들레르 가을의 노래 - 샤를 보들레르 Ⅰ 머지잖아 우리는 차가운 어둠 속에 잠기리; 안녕, 너무 짧았던 우리 여름의 찬란한 빛이여! 내겐 벌써 들린다 벌써 들노라, 음산한 소리 울리며 안마당 돌바닥 위에 떨어지는 장작 소리. 분노, 미움, 떨림과 두려움, 그리고 강요된 고역, 이 모든 겨울이 이제 내 존재 속에 들어오면, 내 가슴은 지옥 같은 극지의 태양처럼 얼어붙은 붉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으리. 나는 듣는다, 몸을 떨며, 장작개비 떨어지는 소리 하나하나; 교수대 세우는 소리도 이토록 더 음산하지 않으리. 내 정신은 지칠 줄 모르고 쳐대는 육중한 망치질에 허물어지고 마는 탑과도 같아. 이 단조로운 울림 소리에 흔들려 나는 어디선가 급히 관에 못 박는 소리 듣는 것 같다. 누구를 위해서인가? ㅡ 어제만 해도 여름.. 2023. 12. 11. 세 글자로 불리는 사람 내게 바다에 대해 말하지 말라, 뛰어들라 내게 산에 대해 말하지 말라, 올라가라 내게 이 책에 대해 말하지 말라, 읽어라, 고개를 심연으로 더 멀리 내밀어 영혼이 사라지게 하라 파스칼 키냐르의 책 '세 글자로 불리는 사람'을 읽어보려 한다. '은밀한 생'과는 달리 상당히 난감하다. 단지 책과 독자에 대한 이야기인가보다 하면서 옆으로 살짝 미뤄두게 된다. 그나마 쉬운 말들이 나와 기록해 둔다. 바다에 대해 말하지 말고, 산에 대해 말하지 말고, 책에 대해 말하지 말고, 뛰어들고, 오르고, 충분히 깊이 빠져들기. 키냐르는 모든 책에는 드러나는 '무언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A Silent Sense 키케로가 '연설가에 대하여'에서 설명하는 말이리고도 한다. 습득된 언어를 앞지른다고 주장하는 '무언의 의미.. 2023. 12. 7.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 보르헤스 외 제목이 참 매력적인데... 단 하나의 빗방울도 모르겠다. 뭔가 알듯 모를듯 신비함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거기까지인듯.... 나는 읽어내지를 못한다. 푸네스처럼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도 아니면서, 주인공처럼 모든 것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최소한의 해석의 능력조차도 없다. 하지만 무력감에 좌절하지는 말아야지. 우선 불쌍한 번역가를 탓하기로 한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읽을수 있게 번역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당한 비판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번역가라면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 생각하고 조금은 부당한 번역의 불완전함을 이유로 욕좀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또다른 핑계거리는 전자책의 음성읽기 기능을 통해 읽었기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댈수도 있겠다. 자주 놓칠수 밖.. 2023. 12. 6.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 페르난두 페소아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다. 나답게 하루만에 잊어버리고 아무일도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저녁 퇴근시간 현관문을 들어오면서 떠올리게 된다. 문이라는 사물의 본질은 무엇일까? 문 - 통과하여 어딘가로 갈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으나 차단 시킬 수도 있는 가림막이자 해방구 나를 통하여 너는 지나갈 수 있다 네가 원치도 않을 수 있는 곳으로 너를 통하여 나는 지나갈 수 있다 내가 알 수 없는 어느 지점으로 그러므로 원치 않을 수도 있고 알 수도 없는 어느 지점에 우리는 서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문은 어디에 있지? 낙서를 끄적거리고 있다가 시집을 한 권 펼친다. 엮이지 않은 시들 (p.103) - 페르난도 페소아 " 내 인생은 어떤 가치가 " 내 인생은 어떤 가치.. 2023. 12. 4. 미지의 걸작 - 오노레 드 발자크 발자크의 작품을 처음 접함. 기대보다는 못 미쳤지만....(?) 그것은 나의 눈이 문학을 대할 만큼이 안되거나, 미술을 잘 모르기 때문이거나, 나의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재미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고 기대가 지나치 높았던 것으로~ 파스칼 키냐르의 "세상의 모든 아침"을 읽을 때 순수한 음악의 길,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쫒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정의 흔들림이 꽤나 컸었던 것도 같고, 음악의 세계에 대한 동경같은 것도 생기고 했었는데.... "미지의 걸작" 또한 비슷한 감정이 생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발자크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내심 기대했던 어떤 결말의 모습과는 결이 달라서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르셀이 기대하던 라 .. 2023. 12. 3. 에코의 위대한 강연 - 움베르토 에코 누가 물어보지 않을 때는 아는데, 막상 질문을 받고 설명하려고 애쓰는 순간부터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했던 대답을 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움베르토 에코가 반복해서 한 대답(?) 에코의 위대한 강연을 소개드려봅니다. 1장은 "미(美)" 입니다. 에코다운 재치있는 사례들과 문장들을 들려줍니다만 뭐라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듯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당연히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 던져진다면 딱히 이것이 정답이다 하면서 정의내려 주기는 쉽지 않는 문제이긴 합니다. "예술은 인간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다." - 디노 포르마조의 예술에 대한 정의 "아름다움은 인간이 아름다움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아름다움에 대한.. 2023. 11. 27.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 박연준,장석주 저는 제 자신을 840번 연주해본 적 있어요. - 박연준 두 작가의 글들을 앞뒤로 꺼꾸로 읽을 수 있도록 독특하게 편집했군요~ 박연준, 장석주 두 시인이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첫 편지는 에릭 사티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박연준은 사티의 음악에게 편지를 보내고, 장석주는 사티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각각의 색깔이 묻어나지만 박연준 시인은 좀 더 문학적이고 장석주 작가는 좀 더 인간적인것 같네요~ 박연준 시인의 편지에서 몇몇 구절들을 소개드려 봅니다. (vexation:짜증)이란 곡을 작곡한 당신은 악보에 이런 주문을 달아놓지요. - 연주자에게, 이 동기를 840회 연속으로 연주하시오. 미리 준비를 하고 절대적인 침묵 속에서 미동도 없이 연주하시오. 저는 제 자신을 840번 연주해본 적 .. 2023. 11. 24. 벨 에포크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 - 심우찬 Chaqu'un a besoin de sa propre 'Belle Epoque'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벨 에포크'가 필요하다.) 사라 베르나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며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언급되었는데 잘 몰라서 책을 빌려보았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권(민음사기준)에는 라 베르마라는 연기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주인공인 마르셀이 라 베르마라는 배우가 등장하는 라신의 페드르 공연을 보러가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이 배우의 실제 모델은 아마도 벨 에포크의 위대한 셀럽이었던 사라 베르네르가 모델이었나봅니다 빅토르 위고가 그녀를 언급할 때는 항상, '거룩한', '황금의 목소리를 가진', '연극의 여제' 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를.. 2023. 11. 24.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