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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위대한 강연 - 움베르토 에코 누가 물어보지 않을 때는 아는데, 막상 질문을 받고 설명하려고 애쓰는 순간부터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했던 대답을 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움베르토 에코가 반복해서 한 대답(?) 에코의 위대한 강연을 소개드려봅니다. 1장은 "미(美)" 입니다. 에코다운 재치있는 사례들과 문장들을 들려줍니다만 뭐라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듯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당연히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 던져진다면 딱히 이것이 정답이다 하면서 정의내려 주기는 쉽지 않는 문제이긴 합니다. "예술은 인간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다." - 디노 포르마조의 예술에 대한 정의 "아름다움은 인간이 아름다움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아름다움에 대한.. 2023. 11. 27.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 박연준,장석주 저는 제 자신을 840번 연주해본 적 있어요. - 박연준 두 작가의 글들을 앞뒤로 꺼꾸로 읽을 수 있도록 독특하게 편집했군요~ 박연준, 장석주 두 시인이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첫 편지는 에릭 사티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박연준은 사티의 음악에게 편지를 보내고, 장석주는 사티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각각의 색깔이 묻어나지만 박연준 시인은 좀 더 문학적이고 장석주 작가는 좀 더 인간적인것 같네요~ 박연준 시인의 편지에서 몇몇 구절들을 소개드려 봅니다. (vexation:짜증)이란 곡을 작곡한 당신은 악보에 이런 주문을 달아놓지요. - 연주자에게, 이 동기를 840회 연속으로 연주하시오. 미리 준비를 하고 절대적인 침묵 속에서 미동도 없이 연주하시오. 저는 제 자신을 840번 연주해본 적 .. 2023. 11. 24.
벨 에포크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 - 심우찬 Chaqu'un a besoin de sa propre 'Belle Epoque'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벨 에포크'가 필요하다.) 사라 베르나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며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언급되었는데 잘 몰라서 책을 빌려보았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권(민음사기준)에는 라 베르마라는 연기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주인공인 마르셀이 라 베르마라는 배우가 등장하는 라신의 페드르 공연을 보러가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이 배우의 실제 모델은 아마도 벨 에포크의 위대한 셀럽이었던 사라 베르네르가 모델이었나봅니다 빅토르 위고가 그녀를 언급할 때는 항상, '거룩한', '황금의 목소리를 가진', '연극의 여제' 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를.. 2023. 11. 24.
시여 침을 뱉어라 - 김수영 나의 여자는 죽음 반 사랑 반이다. 나의 남자도 죽음 반 사랑 반이다. 죽음이 없으면 사랑이 없고 사랑이 없으면 죽음이 없다. 김수영의 산문집입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미도 있고 좀 어려운 부분도 있고 합니다만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네요. 일부분 옮겨봅니다. 별별 여자가 지나다닌다 화려한 여자가 나는 좋구나 내일 아침에는 부부가 되자 집은 산 너머가 좋지 않으냐 오는 밤마다 두 사람 같이 귀족처럼 이 거리 걸을 것이다 오오 거리는 모든 나의 설움이다 얼마 전만 해도 나의 시에 연애시가 없다고 지적하는 친구의 말에 무슨 죄라도 지은 것 같은, 시인으로서의 치욕감을 느끼고는 했지만 이제는 그런 콤플렉스나 초조감은 없다. 박용철의 "빛나는 자취" 같은 작품들이 보여 주는 힘의 세계.. 2023. 11. 22.
픽션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보르헤스의 을 사놓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정작 펼쳐보지는 못하고 있다가는 몇년만에 펼쳐봅니다. 아 이런... 나는 여태 책을 어떻게 읽어온 것인지.....얼마나 수준낮은 독자였는지.....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올해 프루스트에 이어 벌써 두 번째 인생책을 만나는구나 싶은.... 이건 무슨 천재들이 이렇게나 많은 것인지..... 굳이 필요없는 자괴감까지도 느껴보게 됩니다. 아직 첫 번째 단편 와 바빌로니아의 복권들 두편을 읽었습니다. 정말 택도 없이 얕은 독서수준으로 인한 약간의 과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단편은 단편소설이 아닌 지식백과사전의 일부 목차의 소개 정도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틀뢴이라는 혹성의 나라들은 본질적으로 관념적이고, 세계는 물질들의 집합.. 2023. 11. 22.
시는 언제나, 르네 샤르 - 이찬규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Avant de vous connaître, je me passais de la poésie. 위 문장은 알베르 카뮈가 르네 샤르에게 보낸 편지중 한구절입니다. 프랑스의 시인 르네 샤르의 삶과 시세계를 소개하는 책 "시는 언제나, 르네 샤르" 라는 책을 읽고... 있지는 않고 흝어보고 있습니다. 그림이나 사진 한 장 없지만 듬성듬성~~. 책 자체가 유려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도 아니지만 중간중간~~ 좋은 문장들을 소개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띄엄띄엄 넘겨보기 좋게 되어있네요. 지은이는 불어불문학 교수님이신데 죄송한 마음이 드는군요~ 프롤로그의 첫페이지로부터 "시는 언제나 누군가와 혼례하고 있으니." 라는 표현으로 시와 함께 우리는 '누군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2023. 11. 21.
첫 문장 못 쓰는 남자 - 베르나르 키리니 여기 첫 문장을 쓰지 못해 오래전부터 구상해왔던 책을 못쓰던 남자가 있다. 그는 모든 위대한 작가들의 첫 문장을 찾아보고 비교하고 고민해왔다. 도저히 첫 문장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두번째 문장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독자에게는 두번째 문장이 첫 문장이 될 것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서 두번째 문장도 비우기로 한다. 독자들은 예상할 수 있다. 첫 문장이 되어버릴 다음 문장들이 계속해서 비워질 것을. 그렇게해서 그는 첫 문장을 시작하지 못해 결국 아무 내용도 쓰지 못한 소설의 작가가 된다. 어찌저찌 해서 두번째 책부터는 정상적인 책을 낼 수가 있게 되고 마침내 유명작가가 된다. 세월이 지나고 이제 늙어버린 그는 쓰던 글이 마지막 책의 마지막 단어들이 될 것임을 알게 된다. 마지막.. 2023.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