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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바다에 대해 말하지 말라, 뛰어들라
내게 산에 대해 말하지 말라, 올라가라
내게 이 책에 대해 말하지 말라, 읽어라,
고개를 심연으로 더 멀리 내밀어 영혼이 사라지게 하라
파스칼 키냐르의 책 '세 글자로 불리는 사람'을 읽어보려 한다.
'은밀한 생'과는 달리 상당히 난감하다.
단지 책과 독자에 대한 이야기인가보다 하면서 옆으로 살짝 미뤄두게 된다.
그나마 쉬운 말들이 나와 기록해 둔다.
바다에 대해 말하지 말고,
산에 대해 말하지 말고,
책에 대해 말하지 말고,
뛰어들고, 오르고, 충분히 깊이 빠져들기.
키냐르는 모든 책에는 드러나는 '무언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A Silent Sense
키케로가 '연설가에 대하여'에서 설명하는 말이리고도 한다.
습득된 언어를 앞지른다고 주장하는 '무언의 의미'란 무엇일까?
키냐르는 의미작용의 단계를 벗어난, 타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감동이라고 표현한다.
나의 생각은 감동 보다는 어떤 독자 자신만의 '감정이 담기는 의미의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내가 책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은 그 내용과 지식이 아니라,
그 무언의 의미, 의미의 이미지 같은 것을 각인시키는 경험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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