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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다.
나답게 하루만에 잊어버리고 아무일도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저녁 퇴근시간 현관문을 들어오면서 떠올리게 된다.
문이라는 사물의 본질은 무엇일까?
문
- 통과하여 어딘가로 갈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으나 차단 시킬 수도 있는 가림막이자 해방구
나를 통하여 너는 지나갈 수 있다
네가 원치도 않을 수 있는 곳으로
너를 통하여 나는 지나갈 수 있다
내가 알 수 없는 어느 지점으로
그러므로 원치 않을 수도 있고 알 수도 없는 어느 지점에
우리는 서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문은 어디에 있지?
낙서를 끄적거리고 있다가 시집을 한 권 펼친다.
나답게 하루만에 잊어버리고 아무일도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저녁 퇴근시간 현관문을 들어오면서 떠올리게 된다.
문이라는 사물의 본질은 무엇일까?
문
- 통과하여 어딘가로 갈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으나 차단 시킬 수도 있는 가림막이자 해방구
나를 통하여 너는 지나갈 수 있다
네가 원치도 않을 수 있는 곳으로
너를 통하여 나는 지나갈 수 있다
내가 알 수 없는 어느 지점으로
그러므로 원치 않을 수도 있고 알 수도 없는 어느 지점에
우리는 서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문은 어디에 있지?
낙서를 끄적거리고 있다가 시집을 한 권 펼친다.
엮이지 않은 시들 (p.103)
- 페르난도 페소아
" 내 인생은 어떤 가치가 "
내 인생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최후에(어떤 최후인지는 모르겟지만)
누군가는 말한다., 300콘투를 벌었다고,
다른 이는 말한다, 3000일의 영광을 누렸다고,
다른 이는 말한다, 양심적으로 잘 살았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리고 나, 만일 나에게로 와서 뭘 햇느냐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리라, 나는 사물을 바라보았고 그게 다라고.
그래서 여기 호주머니 속에 우주를 가지고 왔다고.
그리고 만약 신이 내게, 사물 속에서는 뭘 봤느냐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겠지, 그저 사물들을요.... 당신은 거기에 뭔가 더 넣지 않았잖아요.
그러면, 어쨌든 현명한 신은, 나를 가지고 새로운 종류의 성인을 만들어 내겠지.
(1914년 9월 17일)
갑자기 뭔가 부끄러워진다.
페소아 정도 되는 작가들이나 신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는거라 위로해봐도 별 소용은 없다.
뭐 대단한 삶을 산다고 자꾸 뭔가의 의미를 찾고 있는 것일까?
시인처럼
'사물을 바라 보았고 그게 다라고, 그래서 여기 호주머니 속에 우주를 가지고 왔다고'
담담하면서도 당당하게 한 마디 못해보는 걸까 어째서~
페소아는 불안을 이야기하지만 가만보면 엄청난 기세를 지닌 사람인가보다.
특성없는 남자인 울리히를 설명하는 문장엔 이런 표현이 있다.
그는 수년 동안 이런 정신적 금욕을 사랑했다. 그는 "진리를 위해 영혼을 굶주리게 하라!"는 니체의 말에 따라 살 수 없는 인간들을 미워했다. 되돌아가는 사람들, 좌절하는 사람들, 유약한 사람들, 이들은 영혼을 영혼에 관한 헛소리로 위로하고 오성이 빵 대신에 돌을 준다는 이유를 들어 영혼을 우유 속에서 풀어진 빵과 같은 종교적, 철학적, 시적 감정들로 먹여 살리는 자들이다. 이 세기는 모든 인간과 함께 원정을 나섰으므로 자부심을 가지고 모든 쓸데없는 질문에는 "아직은 아니야!"라고 대답하고 과도기 원칙을 가지고 삶을 영위하되 앞으로 올 사람이 이룩해 낼 하나의 목표를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 울리히의 견해였다.
나는 혹시 나의 영혼을 영혼에 관한 헛소리로 위로나 하며, 우유 속에서 풀어진 빵과 같은 철학적, 시적 감정들을 주워 먹고 사는건 아닌가?
적어도 페소아는 우유속에 풀어진 빵같은 철학적, 시적 감정놀음을 하는건 아닐꺼라는 생각과 함께 (정말 그럴까?) 이런저런 몽롱함속에 빠져 본다.
페소아를 읽으며 그의 정신적 명징함과 시선과 신념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읽은 인상적인 한 문장은
" 이렇게 말하리라, 나는 사물을 바라보았고 그게 다라고.
그래서 여기 호주머니 속에 우주를 가지고 왔다고. "
한줄평 : 거대한 우주와 복잡한 인생사들을 단순히 볼 수 있게 해주는 시집
평점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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